标题 【Mood fascinating 고혹적인 무드에 녹아들다, 김효진】 김효진은 묘하다. 커다란 눈망울은 뭔가를 말하려다 이내 감춰버린다. 그윽한 여인의 시선, 그 끝에는 신비한 이야기 한 조각이 걸려 있는 듯하다. 그녀가 나지막이 읊어대는 주문은 깊고 아름다운,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묘한 무드를 만들어낸다.
김효진이 유지태와의 5년간 연애를 결혼으로 매듭지었을 때, 그녀의 인생은 새로운 챕터를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 새로운 챕터에서 김효진은 더욱 열정적이고 능동적인 여배우로서의 삶을 시작했고, 조용한 봉사와 사회문제에 참여하는 한 인간으로서의 목소리 역시 유연히 기록하기 시작했다. 유난스럽지 않게, 묵묵하게 사랑하고 살아가는 그녀이기에 스크린에서의 큰 성장은 더욱 깊은 울림을 가져다주지 않을까.
오랜만인데, 좋아 보여요. 11월에 개봉하는 영화 <결혼전야> 촬영 끝내고, 이번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선보일 <무명인>과 관련된 활동 사이에 좀 쉬면서 지내고 있었어요.
몸도 가벼워 보여요. 채식을 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네, 미용이나 다이어트 때문에 채식을 시작한 건 아니지만, 하다보니 몸도 많이 가벼워지고 피부도 맑아졌어요.
2006년부터 채식을 하고 있는데, 시작이 어렵지 않았나요? 20대 초반에 충격적인 동물 학대 사건을 접하고 정신적으로 힘들고 괴로웠어요. 그때부터 하나의 생명체와 함께 살아가는 공생의 문제 그리고 내가 별 생각 없이 먹고 있는 음식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어요. 고기를 먹지 않기로 결정했고, 내 인생이니까 그렇게 실천하면서 살기로 했어요. 폴 매카트니의 ‘고기 없는 월요일’ 같은 제안처럼, 조금씩 일상 속에서 실천해 나가는 것도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놀랍네요. 어린 나이에 그런 결정을 하고 실천해 나갔다는 게. 그때 제겐 절실한 문제였으니까요. 누구든 그렇게 할 수 있었을 거예요.
다이어트나 식단 조절은 따로 하는 편인가요? 몸이 무거운 걸 좋아하지 않아서 부지런히 움직이고 과식을 하지 않는 편이에요. 작품 들어가거나 화보 촬영이 있으면 몸의 긴장을 늦출 수 없으니, 몸에 맞게 식단을 조절하는 편이에요. 효진 씨는 어떤 몸이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게으르지 않은 몸, 누가 봐도!
아름다운 몸매를 위한 뷰티 습관이 있다면. 반신욕을 즐겨요. 운동을 하지 않아도 노폐물이 배출되면서 몸이 가뿐해지는 느낌이 들어요. 일주일에 두 번 하는데, 매일 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특히 촬영 전날 밤엔 아로마 향과 함께 하면 긴장이 좀 풀려요. 향기 좋은 보디 제품으로 마무리하면 기분까지 좋아지죠. 요즘엔 이너뷰티에도 부쩍 관심이 생겨서 VB 프로그램 콜라겐 앰플도 챙겨 먹고 있어요.
어떤 보디 제품을 쓰고 있나요? 태국 여행 가서 구입해온 판퓨리 보디 스크럽, 그리고 프리메라 보디 로션도 자주 손이 가요.
얼굴은 어때요? 스킨케어 꼼꼼하게 하고 있나요? 두꺼운 메이크업을 지울 때는 스팀타월을 사용해 모공을 열어주고, 알로에 팩으로 진정시키면 예민해서 붉게 올라온 피부가 한결 차분하게 가라앉아요. 밤에는 수분 크림을 좀더 듬뿍 바르는데 아이크림 바르는 걸 깜빡할 때가 종종 있어요. 오히려 넥 크림을 더 열심히 바르는 것 같아요.
화장품을 고르는 기준이 있다면요. 화학성분이 적게 들어간 것. 피부가 예민한 편이라 제게 맞지 않는 화학성분이 들어가지 않았는지 꼭 성분 표시를 확인한 후 구입해요. 그리고 전성분 표시가 짧은 걸 찾다보니 아무래도 오가닉 제품 쪽으로 관심이 가더라고요. 간단한 천연 팩은 제가 직접 만들어 사용하기도 해요.
예를 들면? 팩으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진 곡물가루를 구입해 뒀다가, 필요할 때마다 녹색식물(상추, 브로콜리, 시금치 등)을 잘게 갈아 함께 섞어 쓰면 좋아요. 우유를 첨가해도 괜찮고. 하지만 천연이라고 자극이 없는 건 아니니, 사용 전에 개인적으로 손목 등에 테스트를 해보고 난 뒤 얼굴에 사용해야 한답니다.
요즘 눈여겨보고 있는 뷰티 룩이 있나요? 가을이 깊어져서 그런지 버건디 컬러에 눈이 가요. 피부 표현은 페일하게, 아이 메이크업은 안 하거나 마스카라만 살짝 한 후 버건디 립스틱 하나 발라주면 느낌이 좋을 것 같아요.I
결혼 후, 메이크업이나 뷰티 습관 등의 변화가 생겼나요? 아무래도 성숙한 느낌을 좋아하게 되는 것 같아요. 메이크업뿐만 아니라 옷차림도 짧은 스커트보다는 무릎 정도 내려오는 스커트가 더 좋아지고, 톡톡 튀는 색감이 좋았다면 지금은 톤 다운된 색들이 더 눈에 들어와요. 화려한 것보다는 단순하고 정갈한 것들에 관심이 생겼어요. 혼자일 때보다 결혼을 하고 나니 여러 가지로 더 신경을 쓰게 되는 건 분명해요.
영감의 원천인 문화적 충전은 어떻게 하고 있나요? 결혼 후에는 주로 집에서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어요. 최근에 본 영화 <마스터>의 필립 세이모어 호프먼, <러스트 앤 본>의 마리옹 코티아르, <페이퍼 보이>의 니콜 키드먼의 연기가 인상 깊었는데, 이런 좋은 영화와 배우들을 보고 있으면 좌절과 자극이 동시에 몰려와요.
최근 몇 년간 영화에 몰두하고 있는 듯해요. 영화를 시작하면서 삶이 많이 달라졌다고 느껴요. 한 작품 한 작품 할 때마다 성장하는 느낌, 그 작품의 결과를 떠나서 제 스스로가 발전하고 있다는 그 즐거움이 아직은 정말 좋거든요. 최근에 좋은 시나리오가 많아 영화 작업을 주로 했는데 드라마도 좋은 작품이 있다면 언제든지 하고 싶어요.
유지태 씨가 작품 선택에 도움을 주나요? 시나리오 고를 때 서로 많이 상의를 해요. 뭐랄까, 깊이 개입한다기보다는 배역의 느낌이나 일할 때의 상황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편이에요. 저도 오빠가 응원을 해줘야 힘이 나니까요.
곧 개봉할 <결혼전야>는 어떤 영화인가요? 결혼을 일주일 앞둔 두 커플의 이야기예요. 편하게 웃고 즐기다 보면 문득 결혼에 대한 진지한 생각을 하게 되는 로맨틱 코미디.
여배우로서 향후 5년간의 목표가 있다면요. ‘영화’든 ‘드라마’든 매체에 어울리는 배우가 되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에요. 편견과 싸우고 인정받으려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해요. 30대에 접어들고 결혼이라는 과정을 거치고 자연스럽게 여자로서, 아내로서 그리고 앞으로 엄마로서의 삶을 살아가면서 깊어지는 성숙함을 통해 제 연기가 더 단단해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I